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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7. 19. 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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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장 지글러 지음, 유영미 옮김, 우석훈 해제, 주경복 부록
2000년부터 유엔 인권위원회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 지글러가 기아의 실태와 그 배후의 원인들을 대화 형식으로 알기 쉽게 조목조목 설명해놓고 있는 책.

이 책을 알게 된 건 마침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를 읽고 있던 때였다.
평소 자주 가던 서점에서 이 책의 출간 소식을 보았는데,
당시 읽고 있던 책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보였다.
제목에서부터 무언가 멈칫하게 만드는 힘이 느껴졌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그리고 책의 뒷 표지에 있는 문장도 이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들기 충분했다.

'120억의 인구가 먹고도 남을 만큼의 식량이 생산되고 있다는데
왜 하루에 10만 명이, 5초에 한 명의 어린이가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는가?'

학창 시절 배웠던 어렴풋한 기억을 떠올리자면,
'몇 십년이 흐르면 식량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뉘앙스의 내용을 배웠다.
헌데 그 기억을 송두리째 뒤흔드는 문장을 보고 호기심이 가득 일어났다.

내가 잘못 알고 있다라는...
내가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라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그래서 읽고 있던 책을 완독한 뒤 바로 집어들었다.

이 책의 표지에는 한 어린이가 담겨 있다.
흑백사진이기에 정확하게 파악은 안 되지만, 눈물자욱처럼 보이는 한 줄기 흔적이 보인다.
그리고 이 책 속에는 그러한 어린이들이 숱하게 등장한다.

그런 아이들과 또래일 듯한 한 어린이가 아빠에게 묻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아빠! 우리나라에는 먹을 것이 넘쳐나서 사람들이 비만을 걱정하고
한쪽에서는 음식 쓰레기도 마구 버리고 있잖아요?
그런데 아프리카나 아시아, 라틴아메리카의 많은 나라들에서는
아이들이 굴어 죽어가고 있다니 정말 기막힌 일 아니에요?"

이 책은 아이의 질문에 아빠가 설명해주는 식으로 진행된다.
아이의 질문은 한 번쯤 생각해봤음직한, 혹은 생각지 않았더라도 같은 의구심이 들 만한 내용들이다.
그리고 그런 질문에 대한 설명은 가히 충격적이다.
그런 내용들이 더 충격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이 책의 지은이 '장 지글러'란 사람의 정체(?) 때문이다.
그는 2000년부터 유엔 인권위원회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즉 기아와 식량난에 대한 정보를 누구보다 잘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러한 사람이 들려주는 묻혀진 진실은 충격적일 수 밖에 없다.

책의 도입부에서 아이가 질문했듯이,
한 쪽에선 너무 많이 먹어서 탈이 나지만 한 쪽에선 너무 먹지 못해 탈이 나는 상황.
먹지 못해 탈이 나는 그들을 충분히 먹이고도 남을 만한 '먹을 것'이 있지만,
버릴 망정 공짜로는 못 준다는 식으로 남는 '먹을 것'을 폐기처분하는 거대식량자본들.

자체적으로 식량난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그 가능성도 충분히 검증받았지만,
그러한 가능성을 보였기에 오히려 거대다국적자본들의 희생양이 되고 만 혁명가들.

그 밖에도 왜 저러나 싶을 정도로 안타까운 현실들을 쉬지 않고 읊어대는 화자다.
맥없이 사그라지기엔 아까운 인물들이 쓰러지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고,
돈을 위해 사람의 목숨도 가지고 노는 것이 너무나 화가 났다.
이 '현실'을 외면해선 안 되는 이유 또한 등장한다.
바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주위에서 쉽게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커피..분유..다이아몬드..은행..석유.. 등등...
그 뒤에는 가난에 허덕이는 자들의 눈물과 땀이 깃들어 있다.

어딘가에서 존재하는 현실이고,
그 결과는 우리 주위에서까지 접할수 있는 시대이다.

일각에선 이딴 소리를 지껄인다.

약육강식이니 적자생존이니 어쩌니 하는...

그 따위 헛소리는 집어치워야 한다.
폭력을 정당화하는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더군다나 당위성이 없는 폭력이라면 더더욱 정당화할 수 없다.

자꾸 횡설수설하게 되기에 그만 접어야겠다.
이 책은 200여 페이지에 불과한데 많은 것을 담고 있다.
많은 생각꺼리를 던져준다.
나의 얄팍한 상식과 허접한 글솜씨로는 이 책에서 던지는 화두를 전해줄 수가 없다.
이 책의 중요성을 전달할 수가 없다.
그래서인지 계속 횡설수설하는 것 같다.
이 책의 가치를 깎아먹는 이따위 포스팅은 버리고, 그냥 이 책을 읽어 보는 것이 더 나으리라 생각한다.

평점 ★★★★★+∞

인상깊은 구절-
시간이 지나면서 희생자들은 점차 망각의 제물이 되고,
문제 자체의 존재마저 잊혀버리지.
그리고 깊은 고독 속에서 죽어가게 돼.

너 혹시 전세계에서 수확되는 옥수수의 4분의 1을
부유한 나라의 소들이 먹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니?

부유한 나라들은 식량을 대량으로 폐기처분하거나,
법률이나 그 밖의 조치를 통해 농산물의 생산을 크게 제한하고 있어.

세계 곳곳에서 수백만의 빈민이 부자들의 쓰레기로 연명하고 있지.

배고픔의 저주가 세대에서 세대로 대물림된다는 거야.
심각한 영양실조에 걸린 수백만의 엄마들이 매년 지구 곳곳에서
수백만의 건강하지 않은 아이들을 낳고 있어.

구호단체는 극단적인 조건에서 활동하고, 각가지 모순들과 싸워야 해.
그러나 어떤 대가도 한 아이의 생명에 비할 수는 없어.
단 한 명의 아이라도 더 살릴 수 있다면
그 모든 손해를 보상받게 되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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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구호단체? 자선단체? 봉사단체?
명칭이야 어떻든 간에 참 많은 단체가 있고 참 많은 일을 한다.
그리고 뒷담화도 참 많이 일어난다.
그 존재 이유나 가치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고..
허나 그 활동으로 인해 최소한 단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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