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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 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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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책을 보기 위해 서가를 이리저리 두리번거리던 와중에,
눈에 띄는 제목이 있었다.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2009년 5월 서거한 고인의 인터뷰들이 담긴 책이었다.

이 책이 출간 당시에 출간소식을 접했지만,
당시엔 고인의 추모열풍에 휩쓸려 마구잡이로 내놓은 책들 중 하나라고 생각하고,
뒤켠으로 밀어두었던 책이었다.

헌데 이제사 자세히 들여다보니,
저자는 기존에도 인터뷰 책을 내기도 했고 오마이뉴스를 대표하는 기자이기도 했다.

과거 연을 잇던 지인들 중 몇 몇이 저자와 친분이 있어서,
출간소식이 있으면 나에게도 추천을 하고 했던 것이 기억났다.

지금은 독서와 온라인활동을 접다시피한 지 오래되어 연락들이 끊겼지만,
어쨌든 지난 기억이 떠오르면서,
믿을만한 저자와 읽어봐야 할 주제였기에 고민 없이 책을 집어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노무현, 마지막 인터뷰 - 10점
오연호 지음/오마이뉴스

처음엔 출퇴근 시간을 이용하여 짬짬이 읽을 생각이었으나,
책을 얼마동안 읽어가면서 그러한 생각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전철에서 읽다가 가슴이 먹먹해지는 장면들이 한둘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제는 고인이 되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추천사로 시작하는 이 책은,
추천사나 작가의 머리말부터 책의 내용 모두를 버릴 것이 없었다.

뭐랄까...
그에 대해 몰랐던 부분들, 오해하고 있던 부분들,
혹은 역시 노무현이다 싶었던 부분들까지...
노무현학개론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그의 정치관을 개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책이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점은,
그의 현실인식 부분이었다.
다소 패배주의로 비춰질 수도 있을 정도로,
냉정한 현실인식과 대안을 고민하던 그의 고뇌를 보며..
그땐 왜 몰랐을까... 하는 아쉬움이 깊히 묻어나오기도 하였다.

그는 퇴임후에 정치학교과서 민주주의교과서를 만들고 싶다고 하였다.
이 책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그것이 안성되지 못함이 너무나 아쉽게 느껴진다.

이 쪽 방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도 없고,
필력이라 할 만큼 글솜씨가 뛰어나지도 못하여,
이 책이 지닌 가치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을 것만 같아서 또 아쉬움이 든다.


그저 인터뷰 내용 중 몇 부분을 발췌하여 적어놓는 것이,
그나마 조금이라도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 하지 않을까 싶어서...
갈무리 해놓은 수십여 부분 중에 몇 가지만 첨부하기로 했다.
아래 부분은 모두 고인의 인터뷰내용이다.


평점 ★★★★★

인상깊은 구절-
나는 20년 정치 생애에서 여러 번 패배했지만,
한 번도 패배주의에 빠진 일은 없습니다.


원칙 있는 승리가 첫 번째고,
그 다음이 원칙 있는 패배,
그리고 최악이 원칙 없는 패배다.


나는 한건주의, 성과주의로는 절대로 남북관계가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중략>
단발성 이벤트를 가지고는 역사적 진전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이죠.


정치는 대의를 말하는 직업인데, 입으로는 대의를 말하면서
그 행동은 자기 개인의 이익을 좇아가고 있을 때,
그런 기회주의적 행태를 보일 때 신뢰가 무너지는 것이죠.
신뢰를 잃은 지도자가 갈등을 조정하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낸다는 것은
불가능한 거죠.
더욱이 그 사회 사람들의 가치의식과 윤리를 파괴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사람들이 전부 다 이제 힘센 자에게 줄을 서고,
힘센 자 편에 가담하고 속이려고 하고,
연고를 가지려고 하고....
전부 비합리적인 행동을 하게 되거든요.


내가 민주주의를 하지 말았어야 했나요?
민주주의에 대한 위기감이 없어진 게 참여정부에서
권위주의를 해체하고 민주주의를 확장시켰기 때문일 수도 있는데,
그럼 내가 그런 것을 하지 말았어야 했나? 아, 미치겠어.
권력이 저쪽으로 넘어가야 이쪽 사람들이 자성도 생기고 투쟁도 생길 겁니다.
지금 사람들이 위기감이 없어지고 전부 관심을 안 갖고 있는 것은
권력이 저쪽으로 안 넘어가 있으니까 그래요.


2002년 대선에서 내가 승리한 것은 당연한 것입니까,
아니면 그야말로 우연적인 기적이라고 봅니까?
나는 그것이 우리의 당연한 승리가 아니라고 봅니다.
그야말로 일회적인 승리이지요, 의외의 승리.


가끔 청와대에 초청해 만날 때 제일 처음 하는 인사가
'나 때문에 힘들었지요?' 입니다.


끝으로 그분이 민주당 대통령 경선 출마 연설 중 일부를 올려본다.
[책에서도 본 연설의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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