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13.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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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인강을 마주한 저는 다시금 자리를 잡고 쉬면서 두리번거렸습니다.
강가를 따라 거니는 연인들의 모습도 보이고,
조깅하는 사람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모습들도 보였습니다.
강 건너 편에는 호기심을 동하게 만드는 건물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건너갔습니다.
강 건너편은 작센하우젠이라고 하는 지역이었습니다.
이 곳은 서울의 삼청동? 인사동? 뭐 이런 곳처럼
미술관이나 사설박물관등이 모여있는 지역이라고 하는데요.
제가 갔을 땐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사람이 없었고,
좀 꺼림칙한 경험을 하게 되어 조금 구경하다가 다시 하웁트바헤로 옮겨갑니다.
그 경험이란 바로 아래 사진의 교회에 갔을 때입니다.
강을 건너기 전 보았던 그 건물인 것 같아서, 이 쪽을 향해 걸음을 옮겼는데,
때마침 문을 닫은 날이라서 교회도 문이 닫혀 있었고, 근처의 카페도 문을 닫았습니다.
그래서 혼자 건물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고 있는데,
사람이 전혀 없던 그 거리에 어떤 사람이 제게 다가왔습니다.
거기서 뭐하냐? -여행중.
어디서 왔냐? -코리아.
노쓰? 사우쓰? - 사우쓰.
뭐 이런 이야기를 하다가 갑자기, 얼마 있냐? 돈 좀 줘- 라고 하더군요.
주택가이긴 하지만 인적이 드문 곳이란 상황파악이 먼저 되면서,
도움을 청할 때 상황설명을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이 됐고,
돈이 있다고 해야 하나 없다고 해야 하나 뒤져서 나오면 어떡하지란 생각도 들고,
완력으로 상대할 만한 대상인가 무기는 없나 하면서 그를 살펴보면서,
혼자일까 근처에 일행이 더 있나 하는 생각도 들고,
도망칠까 달리기는 빠를까 하는 생각도 들고..
암튼 돈 좀 줘 라는 말을 듣는 순간 별의 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그래서 결국 전 그에게 말했습니다.
what????
그는 다시 뭐라뭐라 했지만, 전 계속 what?? what?? 나 영어 못해를 반복합니다.
달러! 유로! 머니! 머니!! 돈 줘! 라고 하자... 전 미안 나 영어 못해를 말했고..
다행히 혼자 욕하면서 다른 길로 사라지더군요.
저보다 덩치는 좀 작았기에 1대1은 겁나지 않았지만,
혹시나 다른 일행들을 불러올까봐 겁이 나서 재빨리 반대쪽으로 걸음을 옮겼습니다.
다행히 Eiserner Steg라는 다리에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제사 긴장이 풀리며 인증샷 몇 장을 찍고 작센하우젠 외곽만 맛 본채 다시 다리를 건넙니다.
그렇게 강을 건넌 뒤, 박물관 구경도 하고 은행 구경도 하고
서점 구경하고 쇼핑몰 구경도 하고 거리의 악사들도 보고 이리저리 사람 구경도 하면서..
프랑크푸르트에서의 일정이 끝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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