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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3. 3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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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이냐?
<플루토에서 아침을> 이란 영화를 시사회를 통해 보았다.
이 영화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영화를 보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던 건, 저 포스터에 있는 주인공이 남자라는 사실 뿐.
그것을 알았을 때, 어떤 편견이 스멀스멀 솟아오르는 걸 감지했다.
아무 정보 없이 그냥 자주 가는 카페의 시사회를 통해 이 영화를 보게 되었는 데,
시사회가 아니었다면 내가 예매해서 볼 만한 스타일은 아니였다.

뭐야, 퀴어물이야?

난 어느 정도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저런 류(?)의 사람들을 편견 없이 바라보질 못한다.
그런데 신기한 건, 그럼에도 그들을 그려낸 영화들은 대체적으로 내 마음에 들었었다.
<브로크백마운틴>, <천하장사 마돈나>, <헤드웍>등..
그래서 편견과 함께 일종의 기대감도 일었던 게 사실이다.
그리고 영화가 시작했다.
다음은 스포일러 방지상 일단 덮어두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이 영화는 정말 제대로 진심으로 강력히 완전 진짜 엄청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영화도 좋았고, 영화 내내 흘러나오는 올드팝도 좋았다.
연기도 좋았고, 연출도 좋았다.
극장에서 이렇게 많이 웃어본 적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극장에서 이렇게 많이 울어본 적 또한 정말 오랜만이었다.
시사회가 좋은 것 중에 하나는,
내가 예매하지 않았을 영화를 접했을 때의 그 신선함이라고나 할까.
그냥 개봉했다면, 퀴어물이라는 편견 때문에 보지 않았을 영화지만,
시사회를 통해 어떤 의무적(?)으로 이 영화를 보았더니 이토록 좋은 영화였다.
이 영화를 못 보았더면 얼마나 후회했을까 싶다.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극장에서 또 보고 싶은 영화'를 만난 것 같다.
'극장에서 보고도 소장하고 싶은 영화'를 만난 것 같다.
이 영화 개봉하면 또 보러 가야겠다.
이런 느낌 정말 오랜만이다.
안타까운 건, 아무래도 퀴어물적인 요소가 있다 보니, 거부반응을 일으킨 사람들이 있다는 점이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봤는데,
대부분의 일행들이 한 명은 강추 한 명은 비추, 식으로 일행들이 반반씩 갈렸다는 점.
물론 나와 같이 본 친척 또한 지루했다고 했다.
하.지.만.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영화관안에 웃음이 가득했다는 점은,
보고 나서 후회는 안 할 작품이란 것의 반증이 아닐까 싶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 영화는,
정말 제대로 진심으로 강력히 완전 진짜 엄청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덧하나. 주인공 키튼 역의 '킬리언 머피'를 어디서 봤는지 계속 생각해봤는데,
'배트맨 비긴즈'에서 배트맨에게 최면같은 걸 걸었던 조나단 크레인 박사였다!!
당시 상당히 인상 깊었던 인물임에도, 큰 관심을 안 가져서 이름을 몰랐는데,
이 영화에서 다시 만나다니!
킬리언 머피. 앞으로 주목하기로 했다.

덧둘.
이 영화 극장판 번역 정말 기가 막히다.
정말 흔히 우리가 쓰는 말로 의역한 부분도 있는데 그 부분이 정말 기가 막히다.
개인적으로 이 극장판 번역으로 DVD판까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극장에서 보기를 강력히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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