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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12. 28.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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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걸  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선 옮김
공중그네,남쪽으로 튀어!, 의 작가 오쿠다 히데오의 2006년 작. 삽십대 여자들의 삶을 이야기하는 옴니버스 소설집이다. 각 단편의 주인공들은 모두 한때 '걸'이었던 여자들. 회사에선 잘못한 것도 없이 괜히 눈치가 보이고 남자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만 같다. 결혼보다 일이 좋아 독신을 택했는데 자꾸만 밀려드는 외로움을 주체할 길이 없다.



걸. GIRL.
국내출시된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 중 최근작이다.
공중그네와 인더풀로 오쿠다히데오를 처음 알았고, 라라피포로 그의 진가를 알았으며,
남쪽으로 튀어! 로 그를 인정하게 되었다.
이 작품도 라라피포와 남쪽으로 튀어!가 그랬듯이 출간즉시 구매하게 되었다.
그런데 다른 책들이 워낙 밀렸던 터라 계속 미뤄두다가 얼마전 완독하게 되었다.
이전의 오쿠다히데오의 작품이 한 번 집어들면 쉽사리 놓기 힘들었던데 반해, 이 작품은 쉽게 떼어진다.
우선은 5개의 단편이 모인 단편모음집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라라피포나 공중그네가 단편들이면서 유기적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던 데 비해,
걸은 별개의 작품들이 모인 말 그대로 단편모음집이다.
책 설명에 옴니버스소설집이라고 되어 있는데..
이론상으로 어떨런지 몰라도 내가 구축하고 있는 옴니버스라는 개념에는 맞지 않는다.

다섯개의 단편들을 제목부터 나열하자면 다음과 같다.
띠동갑, 히로, 걸, 아파트, 워킹맘.

줄거리는 굳이 말 하지 않아도 좋을 것 같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모두에게 해피엔딩이다.
물론 그들이 행복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오쿠다히데오의 전작들에서 그래왔듯이 그들에게 위안을 준다.
현실의 벽 앞에 좌절하고 좌충우돌하면서도 끝내는 그들에게 위안을 주는 이야기.
그렇기 때문에 내가 오쿠다히데오를 좋아하는 거지만, 이번 작품에선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이 작품도 나름의 의미는 있다.
우리식으로 치면 더 이상 아가씨가 아닌 아줌마로 불리는 여성들.
그런 여성들이 현실적인 벽과 부딪치며 겪는 그들의 심리가 잘 그려져 있는 듯하다.
['있는 듯하다' 라고 표현한 것은 내가 여자가 아니기에 실제로 여자들이 그러한 지 모르기 때문이다.]

특히 '아파트'에서 보여지는 내집마련의 꿈같은 건 우리네현실과도 너무도 잘 맞는 듯하다.
'히로'에 나오는 여상사 보기를 우습게 하는 남직원의 경우도 인정하기 싫지만 아직까지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워킹맘'에 나오는 일하는 여성에 대한 부러움 내지는 질타등은 우리네사회에도 엄연히 존재한다고 본다..
그들이 일하면서 육아를 하기가 힘든 현실도 비슷하고..
그 밖에도 '걸'과 '띠동갑'에서 보여지는 젊고 아름다운 여자를 향한 태도의 변화.
남자뿐만 아닌 여자들도 미묘하게 바뀌는 그러한 태도들도 현실감 있게 잘 그려내고 있다.
라라피포의 주인공들도 그랬고, 공중그네의 이라부도 그랬고, 남쪽으로 튀어의 이치로까지..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에는 항상,
비현실적인 캐릭터들이 현실과 맞닥뜨리면서 벌어지는 경쾌하지만 가볍진 않은 유머가 있었다.
현실 앞에서 무너져가는 캐릭터들의 비현실적 일탈을 통해 황당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위안을 주었다.

[걸]이라는 단편집 또한 그러한 히데오의 시선에는 변함이 없다.
하지만 공중그네부터 남쪽으로튀어에 이르기까지 항상 기대치이상의 것들만을 보여주었기에,
이번에는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였을까, 이번 작품에서는 기대 이상의 것을 볼 수 없었다.
소소한 일상속에서의 유머나 따스함이 있지만, 아무래도 기대가 너무 컸다.
이 정도로는 만족하지 못할 정도로 그에 대한 기대치는 높았고 항상 그 기대 이상의 것을 보여주었다..

그냥 이 작품만 따지자면 별 네개정도는 줄 만한 평범하지 않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오쿠다히데오이기 때문에, 내가 그의 팬이기 때문에 세개정도의 평가만 주려한다.
이번에 실망하긴 했지만 다음에 또 그의 작품이 출간되다면 어김없이 난 그의 작품을 집어들 것이다.
그리고 이번의 실망으로 기대치가 꺾인만큼 다음 번에는 분명히, 기대 이상의 것을 보여주리라 믿는다.

항상 걸작만 내놓을 수는 없으니까.
가끔 이렇게 한 템포씩 쉬어가는 것도 괜찮다고 본다. 가끔씩만.

평점 ★★★

인상깊은 구절-
결혼을 의식해서 최근 몇년 동안은 큰 변화를 피해왔다.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도 게을리 했다.
참 아깝게 시간을 보냈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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