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1. 28.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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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가 처음으로 본 오쿠다히데오의 작품이었다.
이 책을 보게 된 이유는 여지없이 '나오키상 수상작' 이었기 때문이다.
"공중그네"와 "인더풀"을 동시에 엮은 이유는 옴니버스 형식의 구성인
이 책들의 주요 인물인 이라부와 마유미가 두 책에 모두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기 전까지 난 오쿠다히데오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
이 책을 집어들 당시만 해도 출간 초기였기 때문에
오쿠다히데오가 국내에서 그리 유명한 존재도 아니었다.
단지 나오키상이기 때문에 이 책을 보게 되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책의 띠지에 있는 것처럼 배꼽이 빠져라 웃었다..
라고 말한다면 거짓말이다.
글쎄 워낙 이라부라는 캐릭터가 엽기적이다보니
피식피식 웃음이 새어나오는 장면들이 있었지만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웃어제끼기엔.. 이라부에게 상담하러 오는
그들의 증상이 너무도 현실적이었다.
그 증세들이 현실적이면서..
그러한 증세를 앓게 되는 과정 또한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누구라도 그들과 똑같은 고민이나 증상을 보일 수가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그 증상을 앓고 있는 "일반인"들이 찾아가는
정신과 의사 이라부는 정말 비현실적인 캐릭터다.
현실속에선 있을 수 없는 말과 행동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의사.
하지만 그러한 일탈적인 행동들로 인하여..
비일탈적인 현실속의 "일반인"들은 자신들의 증세를 있게 한..
"억눌림"으로부터의 탈출에 성공한다.
이쯤 되면 이라부가 정말 엽기적인 바보인지, 엽기를 가장한 천재인지
헷갈릴 지경에 이른다.
하긴.. 그런 이라부를 아무렇지도 않게 보필(?)하고 있는 마유미란 간호사도
현실적인 캐릭터는 아니다.
어쨌든 마유미란 간호사가 계속해서 남아 있는 걸 보면..
이라부는 엽기를 가장한 천재일지도 모른다는..
아주 비현실적인 생각을 해 보았다.
어쨌든 현실속에서 이라부같은 정신과의사는 없을 것이다.
정신과의사뿐만 아니라 엥간해선 저런 의사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다소 튀는 언행의 인물들은 있겠지만..
지극히 현실속에서의 캐릭터일 테니까..
하지만 작품속에서가 아닌 현실에서..
이라부에게 상담을 받았던 환자들과 같은, 혹은 비슷한 증상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분명 존재하리라 생각한다.
이미 앓고 있는 이들도 있을 것이고 과거에 앓았던 이들도 있을 것이고..
외국의 조사에 따르면
전세계 인구중 25%가량은 평생동안 1번 이상의 정신질환을 앓는다고 했다.
이 조사결과를 따르지 않더라도 충분히 우리 주위에 있음직한 증상들이다.
그렇지만 소설속에서처럼 훌훌 털어버리듯 증상을 없애줄 병원은 없다.
그렇다면 답은 좁혀진다.
증세를 앓지 않도록 지내거나,
증세가 나타나면 소설 속 이라부를 찾거나.
앞으로 살아가면서 단 한 번도 일종의 정신질환을 앓지 않을 순 없다..
우울증이니 뭐니 하는 것들도 일종의 병이나 다름 없으니까.
그렇다면 내가 선택한 결론은 하나다.
우울하거나 갑갑할 때, 소설 속 이라부를 찾는 것.
단지 배꼽 빠지도록 웃겨서가 아니라,
현실상의 나의 증세를 비현실상의 이라부가 치료해 줄 테니까.
덧. 공중그네는 2004년작이고..인더풀은 2002년작이다.
헌데 국내에는 인더풀이 공중그네의 후속작이라 홍보되고 있다.
아무리 국내에 출간된 시점은 공중그네가 빠르다지만..
2년 전에 출간된 작품이 후속작이라니...
알다가도 모를 출판시장이다...
차라리 원작이나 뭐 그런 게 낫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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